건축가가 알아야 할 건설법제도의 기초(4)

학자 · 2024.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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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가 알아야 할 건설법제도의 기초(1)

저도 설계사무소에서 직접 설계실무를 했었고, 지금은 설계사무소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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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법제도는 건축경찰법과 도시계획법의 양 축으로 나누어지고, 각각의 범주 안에 여러 가지 실정법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실정법 안에서도 서로 다른 성질의 조문이 섞여 있으므로 개별 규정의 목적과 연혁을 상세히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건축법 안에도 위험방지규정과 도시계획규정이 함께 존재하고, 각 규정마다 해석의 기준을 달리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개발사업법은 아주 넓게 보자면 도시계획의 일종이기도 하지만 그 작동방법과 취지가 일반적인 도시계획적 접근과는 다소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도시계획법에 기초하여 내용을 변용하거나 추가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처음에는 도시계획법제의 기초인 국토계획법을 이해하고, 나중에 여러 가지 법률을 해석하며 머릿속에 국토계획법과 함께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이라고 합니다)을 함께 두고 살펴보면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일단은 여기까지만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글을 시작하며 해결하고자 한 의문이 있었던 것을 기억하시는지요.

내 땅에 내가 짓겠다는데 왜 못하게 하느냐

어떤 법률의 해석에는 명확한 정답이랄 것은 없습니다. 그 시대의 주류적 해석이 있을 뿐입니다. 대법원의 판결도 계속 바뀌고, 유권해석도 그렇습니다. 글은 그대로 있더라도 사회가 변화하면 글의 의미와 목적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법률가들은 마치 성경이라도 된 것처럼 여러 대법원 판결들을 인용하고 있지만, 그 판결에서 잘못된 것이 발견된다면 반드시 자신의 말로 설득하여 판례 변경을 이끌어내려고 밤을 지새우기도 합니다. 그런데 비단 법률가들만 이러한 고민을 허가받았을 리가 만무합니다. 합리적으로 논거를 세워 주류적인 해석에 반기를 들고, 자신의 해석을 관철시키는 행동은 누구에게나 허용되어 있고, 특히 자신의 업무 영역에서는 더 넓게 열려 있습니다.

종종 건설법령에 관한 자문을 구하는 건축사님들께서, 너무도 당당하게 “법률 해석은 변호사님이 하시는 일 아니냐”는 질문을 하고는 합니다. 변호사로서의 저는 그런 질문이 좋습니다. 법률자문은 돈이 되거든요. 그런데 자신들의 업무영역을 지배하는 건설법령의 해석에 손을 놓아버리는 태도는 신뢰할 수 있는 “전문직”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가끔은, 이럴 거면 건축사제도 자체가 아무런 의미가 없지 않은가, 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합니다.

법률의 해석에 있어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는 발상은 참으로 감사한 생각이시지만, 변호사들에게 모든 것을 떠넘기는 행동은 허용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이해하셔야 합니다. 건축사의 사회적 지위와도 관계된 일입니다.


“법해석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법적 안정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 타당성을 찾는 데 두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능한 한 법률에 사용된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에 충실하게 해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나아가 법률의 입법 취지와 목적, 그 제·개정 연혁, 법질서 전체와의 조화, 다른 법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는 체계적·논리적 해석방법을 추가적으로 동원함으로써, 위와 같은 법해석의 요청에 부응하는 타당한 해석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10다81254 판결)

법률에 사용된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에 충실하게 해석한다는 뜻은, 그 문언 자체의 정의에 따라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해당 법률에서 사용된 문언이 여러 가지로 해석될 여지가 있으면, 법조문의 초입에 규정되어 있는 정의규정을 먼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법 문언의 최우선적 해석기준은 바로 그 법률의 정의규정이기 때문입니다. 정의규정에서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하였다면 그때에는 국립국어원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해석이 어려울 경우, 해당 문언의 입법 취지와 목적, 제·개정의 연혁을 고려해야 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건설법의 체계를 간략히라도 짧은 글에 담아내고자 했던 목적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어떤 규정이 국민에 대한 위험방지의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 도시계획적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해석의 기준과 방향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법령의 제·개정 취지와 입법 목적을 확인하고, 새로이 신설되거나 폐지 또는 규제의 정도가 조절된 규정들은 그 전후관계를 파악해야 합니다. 개정된 법률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제정·개정이유를 함께 확인하실 수 있으니, 참고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건설법제도의 기초적인 구성에 관하여 이해하고, 실무적인 관점에서 건설법의 합리적 해석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건축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모두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이 규 황

한국 변호사 | 한국 건축사

2024.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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