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건축사 자격시험 개편(안)에 관한 생각

건축사 · 2025.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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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부터, 건축사 자격시험이 달라집니다. 기존의 작도 중심의 실기평가에서 벗어나 선택형, 논술형 시험이 본격 도입되고, 작도 중심의 설계시험은 소설계(안)으로 전환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단지 시험의 형태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건축사 자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시 묻는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흔히 자격시험을 단순히 전문자격의 평가 도구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자격시험은 그 자격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정의하고, 전문직의 역할과 책임을 규정하는 제도이기도 합니다. 어떤 자격시험은 실무 능력을 중시하고, 어떤 시험은 윤리적 자질이나 판단력을 강조합니다. 건축사 시험 또한 예외는 아닙니다. 이번 개편은 단순히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를 묻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건축사가 되어야 하는가”**를 다시 묻고 있습니다.

아직 최종 확정은 아니지만 공식적으로 발표된 개편안에 따르면, 작도 중심의 실기시험은 점차 축소되고, 설계안 작성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중심으로 한 실기 평가가 중심이 됩니다. 특히 단순 도면 작도 능력이 아니라, 조건을 해석하고 계획의 논리를 구성하는 과정이 중시됩니다. 건축관계법규나 건축계획 관련 과목에 특히 사례 기반의 논술형 문항이 도입될 것으로 보이며, 수험생의 해석력과 응용력을 보다 입체적으로 평가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자격시험을 보다 실무에 가깝게 설계하려는 의도는 충분히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변화가 실무 구조와 얼마나 연결되어 있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건축사 자격을 취득하기 전, 설계사무소에서 실무를 담당하며 도면을 작성하고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저는 책임의 주체가 아니었습니다. 이후 변호사가 되어 설계자의 책임을 다투는 법정에 서면서, 다시 한 번 제도와 책임 구조의 단단한 연결고리를 체감했습니다. 시험의 형태는 변할 수 있지만, 제도가 바뀌지 않으면 책임의 구조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도 함께 확인했습니다.


시험이 바뀌면 교육이 바뀌고, 교육이 바뀌면 실무가 바뀐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시험 개편은 단순한 평가방식의 전환을 넘어, 건축사 제도 전반에 새로운 균열을 만들 수 있는 계기입니다.

2027년의 개편안은 단순한 시험 문항의 조정이 아니라, 건축사의 자격과 존재 방식을 묻는 본질적인 질문일지도 모릅니다. 저 역시 아직은 조심스럽게 그 질문에 답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시험의 구조를 고민하는 일이 곧 건축사의 역할을 고민하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2025.04.14.

이 규 황

변호사 |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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