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금지법] 식사 한 끼가 부른 리스크

변호사 · 2025. 4. 17.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제8조(금품등의 수수 금지)

① 공직자등은 직무 관련 여부 및 기부ㆍ후원ㆍ증여 등 그 명목에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등을 받거나 요구 또는 약속해서는 아니 된다.

② 공직자등은 직무와 관련하여 대가성 여부를 불문하고 제1항에서 정한 금액 이하의 금품등을 받거나 요구 또는 약속해서는 아니 된다.

③ 제10조의 외부강의등에 관한 사례금 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금품등의 경우에는 제1항 또는 제2항에서 수수를 금지하는 금품등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1. 원활한 직무수행 또는 사교ㆍ의례 또는 부조의 목적으로 제공되는 음식물ㆍ경조사비ㆍ선물 등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가액 범위 안의 금품등. 다만, 선물 중 「농수산물 품질관리법」 제2조제1항제1호에 따른 농수산물 및 같은 항 제13호에 따른 농수산가공품(농수산물을 원료 또는 재료의 50퍼센트를 넘게 사용하여 가공한 제품만 해당한다)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설날ㆍ추석을 포함한 기간에 한정하여 그 가액 범위를 두배로 한다.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7조(사교ㆍ의례 등 목적으로 제공되는 음식물ㆍ경조사비 등의 가액 범위 등)

① 법 제8조제3항제2호 본문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가액 범위”란 별표 1에 따른 금액을 말한다.

첨부파일

[별표 1] 음식물ㆍ경조사비ㆍ선물 등의 가액 범위(제17조제1항 관련)(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령).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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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한 끼는 실무의 피로를 덜어주는 자리가 되기도 하고, 발주처와의 협조 관계를 부드럽게 이어주는 매개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식사 자리가 법의 기준을 넘는 순간, 의도와 무관하게 뇌물 수수로 해석될 수 있으며, 이는 개인뿐 아니라 회사 전체의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청탁금지법상 공직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식사 가액 기준이 1인당 3만 원에서 5만 원으로 상향되었습니다. 이는 법 시행 이후 8년 만의 조정으로, 물가 상승과 현실적인 업무환경을 반영한 결과입니다. 그러나 이 기준의 상향이 곧 접대가 자유로워졌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법 위반 여부는 금액이 아닌 구조와 맥락에 따라 판단됩니다.

대법원 2001. 10. 12. 선고 99도5294 판결은 수수 당사자의 판단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습니다. 공무원이 다른 사람을 초대하여 함께 접대를 받은 경우, 그 제3자가 독립적인 지위에서 접대를 받은 것이 아니라면, 그 제3자에게 사용된 비용도 공무원의 수수액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또한 접대비용의 귀속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는 전체 금액을 공직자 수로 균등 분할하여 산정하는 것이 원칙임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청탁금지법 역시 같은 구조를 따릅니다. 식사 제공 시에는 ‘참석자 수’가 아닌 ‘직무관련성이 있는 공직자 수’를 기준으로 1인당 금액을 계산해야 하며, 제공받은 이익이 실질적으로 누구에게 귀속되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합니다.

예를 들어, 회사 직원 1명이 공공기관 소속 공무원 5명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고, 총 식사비로 180,000원이 지출되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참석자 6명을 기준으로 1인당 30,000원으로 보일 수 있으나, 청탁금지법의 적용 방식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청탁금지법은 제공된 이익이 실질적으로 누구에게 귀속되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며, 특히 ‘직무관련성이 있는 공직자’를 중심으로 수수액을 산정해야 합니다. 만약 이 자리에서 실질적으로 직무관련성이 있는 공직자는 5명 중 2명에 불과하였다면, 직원 1명을 제외한 공직자 전체에 제공된 금액 150,000원을 단순히 5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해당 2인을 기준으로 나누어 1인당 75,000원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이 경우에는 비록 전체 금액이 크지 않더라도, 1인당 수수액이 청탁금지법상 허용 가액인 5만 원을 초과하게 되므로, 위법의 소지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단순한 분할이 아니라, 구조적 귀속 관계와 직무관련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결국 실무자가 판단해야 할 것은 식당 계산서의 총액이 아니라,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과 그 관계의 구조입니다. 누가 초청했는지, 누구에게 제공되었는지, 누구 몫으로 계산되었는지를 명확히 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사전에 자문을 받는 것이 자신을 지키는 일입니다.

첫째, 가액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법 위반의 소지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청탁금지법은 단순히 숫자로 위반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직무 관련성’과 ‘제공의 맥락’을 함께 살펴봅니다. 특히 제공 대상이 우리 회사의 인·허가, 계약 평가, 설계 변경 승인 등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공직자일 경우, 제공 금액이 5만 원 이하라고 해도 위법성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또한 동일한 공직자에게 반복적으로 식사를 제공하거나, 일정한 시기마다 관행적으로 접대가 이뤄지는 경우, 객관적으로 ‘접대’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실제로 여러 사례는 반복성, 시기성, 일정성 등을 종합하여 ‘부정청탁 목적이 있었는지’를 판단하므로, 실무에서 ‘가액 기준 이내니까 괜찮다’는 판단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둘째, 식사 가액의 산정은 반드시 직무관련성 있는 공직자 수를 기준으로 계산하여야 하며, 민간인이나 제공자는 분모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는 대법원 99도5294 판결에서도 확인된 원칙으로, 뇌물의 실질적 수혜자를 기준으로 수수액을 판단해야 한다는 법리에서 비롯됩니다. 예컨대 민간인 1명과 공직자 5명이 함께 식사를 한 경우, 총액을 6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공직자 5명을 기준으로 나누어야 합니다. 여기에서 직무관련성 있는 공직자와 직무관련성 없는 공직자가 섞여 있다면, 분모는 직무관련성 있는 공직자로 한정될 것입니다. 이는 실무에서 매우 빈번하게 혼동되는 부분으로, 단순히 참석자 수 전체로 나누어 계산하게 되면 가액 초과 여부를 잘못 판단하게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식사나 선물 등의 제공 시, 제공자가 누구이고 수혜자가 누구인지를 명확히 구분하고, 산정 근거를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제공의 목적이나 구조가 불명확한 경우에는 반드시 사전에 법률 또는 컴플라이언스 전문가 자문을 받아 리스크를 차단해야 합니다. 특히 회의 후 식사나 현장 답사 후의 식사 제공 등 ‘업무 협의의 연장선’처럼 보이는 상황에서는 실무자 입장에서 정당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외부에서 보기에 ‘사적 친분에 기반한 접대’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또한 초대자와 수혜자가 분리되어 있는 구조, 민간인 참석자가 공직자에게 식사비를 대신 부담한 형태 등은 법적 판단에서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구조가 복잡하거나 해석 여지가 있는 경우에는, 단순한 경험이나 관행에 의존하지 말고 반드시 사전 자문을 통해 명확한 기준을 세워두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나중에 문제가 되었을 때 조직과 개인 모두를 방어할 수 있는 근거가 생깁니다.

청탁금지법은 숫자에서 출발하지만, 위반 여부는 해석에서 결정됩니다. 실무자 입장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식사 제공이라 하더라도,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는 사후에 매우 냉정하게 판단됩니다. 작은 판단의 오류가 징계, 민원, 수사의 단초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실적이 될 수 있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수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기준이 상향되었다고 안심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정교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2025.04.17.

이 규 황

변호사 |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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