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안전특별법 발의안에 관한 짧은 의견

변호사 · 2025.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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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안전특별법안(문진석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11151).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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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27일, 국회에 문진석 의원 외 10인이 공동발의한 「건설안전특별법안(의안번호 11151)」이 제출되었습니다. 이 법안은 건설현장의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제안되었으나, 세부 조항을 살펴보면 현장의 현실과 건설업의 구조적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일방적인 책임 전가와 과도한 제재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어 심각한 법적·실무적 문제를 야기할 우려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본 의견서는 건설사업 관계자의 입장에서 본 법안의 주요 쟁점 및 문제점에 관하여 검토한 것입니다.

먼저, 건설안전 강화를 위한 입법 필요성에는 공감합니다. 그러나 현재 발의된 「건설안전특별법안」은 건설업의 특성과 실무 환경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채, 과도한 책임 집중과 경제적 제재 수단의 남용으로 귀결될 우려가 큰 법안입니다. 건설사업자의 입장에서 이 법안의 주요 조항에 대해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며,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1. 시공자, 설계자, 감리자에게 과도하게 집중된 안전관리 의무와 중첩 제재 구조

건설현장은 발주자, 설계자, 감리자, 시공자, 하수급자 등 복수의 주체가 복잡하게 협력하는 구조이며, 권한과 실행력의 주체가 항상 일치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본 법안은 실제 건설현장의 작동방식을 무시한 채, 안전사고에 대한 실질적 책임을 시공자에게 일방적으로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 기존 법령과의 중복 및 충돌 문제

이 법(안)은 기존의 건설기술진흥법,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등에서 이미 규정하고 있는 안전관리계획, 점검 의무 등을 중복하여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법이 시행되면 기존 법령상 부과된 의무 중 이 법과 중복되는 것에 관한 처리 문제가 모호합니다.

기존 안전관리체계에 관한 충분한 고려와 대체 가능성이 충분히 검토되지 않으면 이 법(안)에 따른 의무는 실무적, 행정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 [안 제11조] 설계자의 공사비에 대한 책임부과 우려

설계자가 설계도서 작성 시 안전을 고려하여 공사기간과 공사비용 등을 산정하도록 하며, 안전관리와 관련된 정보를 설계도서에 반영할 의무를 지우고 있지만, 공사기간 및 공사비는 최종적으로 발주자가 결정하며, 설계자는 공사비와 공기 산정의 기술적 기준을 제시할 수는 있으나, 계약구조성 이를 조정할 실질적인 권한은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시공자 및 설계자가 예산 또는 공기부족을 이유로 책임을 지게 될 수 있어, 책임소재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습니다.

제8조에 떼라 발주자의 지원의무가 규정되어 있으나, 형식적인 차원에서 머무를 가능성이 많고, 실질적으로는 시공자에게 불맇나 단가와 공기를 설정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막기 어렵기에 동일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안 제15조] 다공종 현장에서의 모든 안전시설물 설치의무를 시공자(원도급자)에게 집중

다수 공종 사업자가 함께 사용하는 안전시설물(예: 안전난간, 추락방호망 등)은 현장 여건에 따라 각 공정별 설치 시점과 책임 주체가 유동적으로 정해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본 법은 이를 ‘시공자가 직접 설치’해야 한다고 명문으로 규정하여, 공정별 분업·역무계획 수립과 무관하게 일방적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제15조 제6항]은 하수급시공자의 책임을 명시적으로 제외하고 있어, 행위한 자가 책임진다는 책임귀속의 기본 원칙인 행위책임원칙에 반하는 규정인 것입니다.

  • [안 제12조·13조] 하수급자 안전역량 사전확인 및 조정 의무까지 전가

시공자가 하도급 계약 체결 전 하수급자의 안전관리 역량을 ‘확인’하고, 심지어 동시작업에 대한 사전 조정과 이행 확인 의무까지 지게 되어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수십 개의 하도급사와 협력업체가 동시에 투입되는 대형 현장에서, 이를 모두 조정하고 이행 여부까지 실시간 확인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또한, 안전관리자나 현장관리조직에 의한 보완이 전제되지 않는 이상, 법적 책임만을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구조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법은 이를 불이행할 경우 행정적·형사적 제재로 직결시키고 있어, 실현 불가능한 의무를 강제하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 [안 제34조·제35조·제39조] 영업정지, 과징금, 형사처벌의 중첩

안전관리 의무 위반으로 인명사고(사망)가 발생할 경우, ① 영업정지(1년 이하), ② 매출액 비례 과징금, ③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이 동시에 가능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는 동일 행위에 대해 행정처분(영업정지) + 경제제재(과징금) + 형사처벌이 병과되는 구조로, 형벌 법정주의 및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습니다. 우리 법원은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 형사처벌, 과징금부과처분 등을 중복하여 부과하더라도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법률 자체에서 이러한 과잉금지원칙을 준수하지 않는다면 법률 자체가 위헌의 소지를 가지고 있음이 명백합니다.

특히, 이미 「중대재해처벌법」이 유사한 구조로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중첩 입법은 법적 불안정성과 책임의 중복, 규제 중복으로 인한 위축 효과만을 야기할 뿐이며 실효성 없는 규제 중복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위 규제의 입법목적은 기존에 존재하던 법령으로도 충분히 달성 가능한 것이며, 이와 관련하여 중대재해처벌법 등과의 제재가 중복되지 않도록 병과 금지조항을 명문화할 필요도 있습니다.

  • [제40조, 제41조] 과도한 형사처벌 부과의 문제

제40조 내지 제41조의 처벌규정은 건설사업자에게 과도하거나 불명확한 책임과 형사처벌을 부과할 우려가 있습니다.

제40조 제2항은 안전관리계획의 미수립 또는 미이행만으로도 2년 이하의 징역까지 가능하게 하는데, 본 법(안)은 본질적으로 행정상의 의무이행을 강제하는 규범임에도 불구하고 형사처벌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는 모습을 보여 비례원칙에 반할 여지가 많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이나 건설기술진흥법 역시 유사한 위반행위에 대해 형벌이 아닌 과태료 또는 행정처분 중심으로 제재를 규율하고 있다는 점과도 비교해 보아야 합니다.

2. 매출액 비례 과징금 제도의 입법 설계 문제

법안 제34조 및 제35조는 안전관리 의무를 위반해 인명사고가 발생한 건설사업자에게 매출액에 비례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세부 산정기준은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징금 제도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심각한 법적·실무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 건설업의 수익구조를 반영하지 못한 제도

건설산업은 매출 규모는 크지만 평균 영업이익률이 3~5%에 불과한 저마진 구조입니다.

예컨대 1,000억 원 규모의 공사에서 수익은 30~50억 수준인데, 해당 프로젝트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이 부과될 경우, 실질이익을 초과하는 제재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곧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의 처벌로 이어지며, 과잉제재로 인한 헌법상 기본권 침해(재산권 침해)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 법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 결여

법률에서는 구체적인 산정 비율도 없이, 대통령령에 위임하여 ‘매출액의 일정 비율’로만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과징금 부과기준의 명확성, 예측가능성을 결여하며, 사업자 간 불균형·불공정을 초래할 우려가 큽니다.

매출액 기준이 전체 회사 매출인지, 해당 공사 매출인지 불분명하고, 동일한 사고임에도 담당 공정이 다른 사업자 간 부과 형평성 문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과징금 기준을 매출이 아닌 정액 등 합리적인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 징벌적 과징금 설계의 불합리성

과징금 제도는 원칙적으로 위법행위를 통해 얻은 이익 환수 또는 사전 억지 효과를 위한 수단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 법안은 실질적 이익 여부와 관계없이 외형 매출만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부과함으로써, 건설사업자에게 징벌적 손실을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구조입니다. 이와 같이 이익 환수를 넘어 징벌적인 성격의 과징금은 행정법의 기본원칙인 비례원칙에 반합니다.

이는 「행정규제기본법」 제4조, 「부과금 부과기준」 등 기존 행정법 원칙과도 배치됩니다.

3. 검토의견

본 법안은 안전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입법적 취지는 충분히 이해되나, 다음과 같은 점을 반영하여 전면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 시공자에게 집중된 안전책임 구조의 개선: 다공종·다수하도급 구조에서 책임을 합리적으로 분산하는 방향으로 수정 필요

  • 중첩적 제재 체계의 정비: 형사처벌, 영업정지, 과징금의 병과를 제한하고, 기존 제도와의 관계를 명확히 정리

  • 매출액 기준 과징금 폐지 또는 수정: 실질이익, 과실 정도, 위반행위의 반복성 등을 기준으로 과징금 산정방식 개선

  • 세부 기준 법률 명문화: ‘대통령령 위임’이 아닌 과징금 부과 기준을 법률에 직접 규정하여 예측 가능성 확보

  • 영세사업자 보호 장치 마련: 일정 규모 이하 사업자에게는 감면·예외 적용 규정 도입

결론적으로, 「건설안전특별법안」은 안전 확보라는 명분 아래, 실질적 통제력의 유무와 관계없이 특정 주체에게 과도한 책임을 전가하고, 규제 일변도의 접근으로 인해 현장의 안전 확보보다 법적 리스크와 행정적인 부담만을 증폭시킬 위험이 큽니다. 본 법안은 건설산업의 현실과 법리 모두를 외면한 채, 책임 전가와 징벌을 중심으로 설계된 법안이며, 건설현장의 실질적 안전 확보보다는 행정적 부담과 규제 리스크만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따라서 실효성과 정합성을 동시에 갖추기 위하여 본 법안의 재검토가 필요할 것입니다.


2025.07.05.

변호사 | 건축사

이 규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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