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신뢰는 무엇으로 완성되는가
며칠 전, 차를 사설 정비소에 맡겨 점검을 받았습니다. 특별한 문제는 아니었고, 그냥 정기 점검 겸 하체를 한 번 점검해보고 싶었습니다. 몇 달 전 정식 서비스센터에서 디퍼런셜 누유 수리를 한 적이 있었기에, 내심 괜찮을 거라 생각했죠. 그런데 차를 리프트에 올린 순간, 뜻밖의 장면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때 분해했던 하체 볼트 중 일부가, 제대로 체결되어 있지 않았던 겁니다.
누군가는 “정식 서비스센터에서도 그래?”라고 당황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조금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순간 머릿속을 스친 건, “우리도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완벽한 전문가도, 숙련된 조직도, 실수를 완전히 피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반복된 작업이라도, 아무리 익숙한 절차라도, 한순간의 놓침은 생깁니다. 인간이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 회사에서 여러 가지 리스크를 검토합니다. 때로는 외부 로펌의 검토 의견을 받고, 때로는 내부에서 수차례 회람하며 문장을 다듬습니다. 그 과정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건 단 하나, ‘집중력’입니다. 이 조항이 말하는 바가 정확히 무엇인지, 이 구조에서 책임의 무게가 어디로 기울어지는지, 상대방이 해석할 여지는 없는지. 이미 익숙한 유형의 계약서라고 해서, 같은 클라이언트의 반복된 업무라고 해서, 한눈을 팔 수는 없습니다. 매번 새롭게 보고, 매번 다시 묻고, 매번 조심해야 합니다. 실수는 항상, 익숙함의 틈에서 생겨나니까요.
제조사 공식 서비스센터의 신뢰를 저는 여전히 믿습니다. 마찬가지로, 대형 로펌의 검토도 무게 있고 유익합니다. 하지만 어떤 시스템이나 간판도 ‘집중력’이라는 인간적인 태도를 대신해 줄 수는 없습니다. 정비소든, 회의실이든, 결국 한 사람의 손끝과 눈빛이 마지막 책임을 지게 됩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신뢰란, 단지 믿는 마음이 아니라, 매번 최선을 다하고자 집중하는 태도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는 사람이기에 누구도 완벽할 수는 없지만, 충분히 집중할 수는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전문가로 살아가는 방식 아닐까요.
2025.08.15
변호사 | 건축사
이 규 황